2012. 2. 15. 08:56

이준기 연세대학교 교수
 요즘 유전공학 등의 발달로 인류의 진화에 관한 연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한가지 우리에게 안 풀리던 숙제는 우리와 비슷한 유인원이 등장한 것이 약 300만년 전인데 280만년 동안 그들은 원숭이 인지 사람인지 그냥 그렇게 살아오다 갑자기 20만년 전에 우리의 현 조상인 호모사피엔스가 등장하고 이들은 급속히 번성하여 현 인류로 발전하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갑자기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나서 그토록 급속한 발전이 이루어 진 것일까요? 모든 것이 명백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그전의 유인원과 호모사피엔스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언어에 있었다고 합니다. 즉 현 인류에 와서 처음으로 서로가 자유스럽게 소통을 하게 되면서 엄청난 발전이 이루어지게 된 것입니다.

유럽이 중세의 암흑기에서 벗어나 갑자기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된 계기도 인쇄술의 발달입니다. 최초로 인류는 인쇄술을 통하여 과거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수받을 수 있게 되었고 지식은 기하급수적으로 쌓여왔으며, 최근 500년의 발전은 그 전의 몇 십만 년에 걸친 지식보다 훨씬 많은 지식을 창출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만 보더라도 인류의 발전에 있어서 소통하고 지식을 교류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인간이 바벨탑을 쌓아 신의 권위에 도전을 하였을 때, 하나님이 그들의 교만을 벌한 방법은 서로 다른 언어를 쓰게 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은 최초의 인간 대 인간의 소통에서 그 후 책을 통한 과거 지식의 전수로부터 지금의 문명을 이루었고 이제는 인터넷, 모바일, 소설네트워크를 통하여 여러 사람이 함께 지성을 모아 서로 협력하며 집단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집단지성 또는 대규모 협업 방식으로 불리는 이 혁신 방법은 여러 사람들의 지식과 참여를 통하여 새로운 기업 전략모델을 만들고, 인류가 닥친 환경문제 라든지, 교통 문제, 향후 의료 문제 등을 실험하는데 좋은 방법론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위의 탄소배출량을 각자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측정하여 인터넷에 올림으로써 정부나 기업이 하려면 거의 불가능한 전국 공해 지도가 삽시간에 만들어지고 이 자료는 환경공해를 연구하는데 긴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희귀병 환자들은 인터넷 상에서 병의 치료와 삶의 도전에 관하여 자신들의 전문적 지식을 교환하며 병원들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단체는 아침 출근시간에 Car-pooling 하는 것에 대하여 인터넷 상으로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을 고안하여 많은 사람들이 석유자원을 아끼고 깨끗한 환경을 유지하는데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계 각지에서 자신의 유휴상품(휴가중인 집, 중고가전제품, 남는 시간 등)을 서로 공유하거나 Zipcar 처럼 자동차를 공유하는 새로운 경영모델이 시시각각 등장하고 있습니다. 과학계에서도 인간 유전자에 맞춘 약품 등의 개발에서 서로 정보를 오픈하고 협력하는 새로운 방식을 실험하며 지난 50년 동안 의약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보통 10~15년 소요)이 변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이 개방형 협업의 방식은 기업의 경영전략에 있어서도 IT를 통한 기업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방법, 고객을 통한 새로운 제품 설계, 고객의 선호도를 집약적으로 모아 같은 분류의 집단에 적용하는 등 새로운 기법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중의 하나인 Netflix와 아마존은 바로 사람들의 선호도 데이터를 축적하여 기업경영에 이용하는 간접적 집단지성을 이용하여 경쟁우위를 창출한 좋은 사례입니다.

우리는 과거 IT 강국이란 명예를 얻고 살아왔습니다. 명실공히 IT 인프라와 그것의 사용자는 과히 세계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러한 투자를 어떻게 사회 비용에서 사회의 자원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가의 방법에 관한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여 볼 때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과 대규모 집단으로 같이 일을 하는 집단지성의 방법이 점차 우리의 지식으로 쌓아지고 있고 이것은 우리에게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플이 앱스토어를 만들어 IT 기반하에 수많은 중소기업과 같이 일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함으로써 엄청난 고용인력 창출효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집단지성을 활용한 동반성장의 좋은 모델이 됩니다. ,중소기업 상생을 아무리 구호로 외치고 위에서 지시하여도 되지 않지만 이렇게 대,중소기업이 서로 이익이 되는 모델이 마련되면 해결 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IT 강국에 걸 맞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되었고 신문댓글, 인터넷 소통공간에서의 참여는 세계최고였습니다.

이러한 기반이 우리에게는 지금 엄청난 에너지가 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늦기 전에 이러한 거대한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모바일의 사용과 참여에 의한 에너지를 집단 신변잡기의 장에서 사회적 가치창출의 장이 될 수 있게 만들어 나아가야 하겠습니다.

# 상기 내용은 세계미래포럼 '미래로 보는 세상'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Posted by 카미유클로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