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5. 08:55
오청원을 이야기 할때, 승부바둑의 대가 라고 합니다.
치수고치기 십번기 이야기 또한 절대 빠질수가 없지요.
과연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오청원 회고록 발췌-----------------------------
나에게 있어서 치수고치기 십번기도 본질적으로는 종래의 치수고치기 승부와 조금도 다를바 없었고,
기사생명을 건 살과 뼈를 깎아내는 쟁기(爭棋)였다.
특히, 요미우리신문의 단골간판으로서 신번기를 둔 10년간은 글자 그대로 배수의 진 이었다.
나에게는 일본기원이라는 뒷받침이 없어졌기 때문에, 치수다툼에서 진 오청원에게 바둑팬이
매력을 잃는것은 그냥 내 기사생활의 종말을 뜻했기 때문이다.

좌우간 치수고치기 십번기라는 진검승부의 두려움은 두어 본 사람이 아니면 모를 것이다.
지금 기사들은 그런 것이 없어진만큼 다행스럽다.
현재의 타이틀전은 한두번 져도 명예에 상처도 나지 않을뿐만 아니라, 치수도 달라지지 않고, 몇번씩이나마 도전할 기회가 있다.

이하 중략~~~


----------------------십번기전집에 소개내용글중-------------------------------

사실 이 치수고치기 십번기만큼 당시 처절한 맛이 있는 것은 따로 없었다.
뭐니뭐니 해도 중망의 '일본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누구인가' 에 답하는 것이므로,
세상의 눈은 이 정상에 있는 두사람에게 당연히 집중된다.
두사람은 생활을 걸고, 명예를 걸고, 돈까지도 건다.
보는 사람은 손에 땀이 배고, 한점한점에 껑충 뛰기도 하고,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토록 스릴이 있는것은 없다.
현재 승부형태에 정착하고 있는 각 타이틀전의 7번승부도 이 점에서는 십번기의 발바닥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할진대, 그 처절함은 짐작하리라. -------- 중략------




------------ 회고록중에 치수고친 이후 승율 나쁜것에 대한 변명 --------
다른십번기에 있어서도 치수를 고친 다음에는 우세한 바둑도 곧잘 실패하고 있다.
나로서는 1국째와 다름없이 부지런히 두고 있는 심산이지만, 역시 승부에 대한 집념이 엷어지는 것일까.
승부에 이겨 나가기 위해서는 이기는데 대한 강한 집념이 필요하다.
마음가짐이 담백해지면 어쩐셈인지 상대방은 잘못 두어 주지 않는다.
승부에 대한 집념과 기백이 충만해 있으면, 그것이 염력이 되어 상대방을 현혹시키고 실착을 유도하는 것일까

바둑은 둘이서 창조하는 예술인 동시에, 어김없이 이기기 위한 싸움이며, 승부의 세계다.
승부는 언제나 이기기를 요구받고 있으며, 하여튼 이기지 않으면 인정을 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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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단에 대한 권위가 땅에 떨어져서 초단과 9단이 호선으로 두는걸 당연하게 여깁니다만
그당시에는 단에 대한 권위가 너무 높아서
2단이상 차이가 나면 바둑을 잘 두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대회도 타이틀전도 매우 적었고, 단에 따라서 치수도 맞춰서 했던 시절인지라

단의 권위는 대단 했습니다.
승단 자체도 매우 엄격해서, 당대 최고기사중에 9단까지 자체 승단해서올라간 사람은
후지사와 와 오청원뿐이 었다고 보면 됩니다.
(기타니,하시모토 도 나중에 명예직 비슷하게 9단을 받습니다. 두사람다 8단까지밖에 못 올라갔습니다.)

만일 치수고치기 승부에서 치수가 고쳐지게 되면
같은 단수라도 2사람간의 대결에서는 그 치수로 대국을 해야 했습니다.
(솔직히, 치수고치기 승부에서 진 사람은 승단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치수고치기 승부는 기사의 명예와 자존심, 돈 ...앞으로의 기사생명
기사의 모든것을 건 승부바둑 이었던 셈 입니다.

Posted by 카미유클로델